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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영화<28년 후>(2025)리뷰|진화한 재앙과 기억의 경고|우리는 잊었을 뿐이다

by 헬로우 주린2021 2025. 6. 23.

 

Official poster of '28 Years Later' (2025)
영화〈28년 후〉 공식 포스터 (2025, 6월 19일 개봉)

 

👋 안녕하세요, 영화리뷰하는 엄마 헬로우 주린2021이예요.

요즘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점점 더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정을 인식하는 AI, 통제 불가능한 유전자 조작 기술, 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바이러스의 공포까지. 우리가 만들어낸 기술과 과학이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는 시대, 그래서 더더욱 '재난 영화'가 그냥 오락으로만 느껴지지 않아요.

그래서 오늘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경고를 담은 영화<28년 후>를 소개해보려 해요. 바로 2025년 6월 19일에 개봉한 따끈따끈한 신작이랍니다. 2002년 <28일 후>, 2007년 <28주 후>에 이어 이번엔 무려 '28년 후'예요. 시리즈를 알고 있는 분이라면 포스터 문구에서부터 오싹함을 느끼셨을 거예요. ‘시간은 결국 독이었다’라는 한 줄, 너무도 직설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하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막연한 희망은, 때론 더 큰 재앙을 부를지도 모릅니다.

🎬 통제된 줄 알았던 재앙의 부활 

전작들 이후, 인류는 바이러스의 위협을 통제했다고 믿었습니다. 대도시는 복구되고, 사람들은 예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갔죠. 하지만 영화는 그 '평온함'이 얼마나 위태로운 착각이었는지를 서서히 드러냅니다. 런던 외곽의 버려진 생물 실험구역에서 발생한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기억에서 지워졌던 공포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였어요.

더 이상 ‘좀비’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존재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빠르고 무섭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움직이며 집단행동을 보이고, 인간을 관찰하기까지 하죠. 이 영화가 두려운 이유는 바로 그 지점입니다. '그들이 진화하고 있다'는 공포는 단순한 스릴을 이상의 인류의 몰락을 예고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처음엔 단순히 생존을 위해 도망치고 숨어 지내던 인물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돼요. "우리는 과연 이 지옥 같은 상황을 이겨낼 자격이 있을까?"라는 고민이죠.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책임에 대한 질문이기도 해요. 이건 영화 속 인물들만의 갈등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도 자연스럽게 던져지는 질문이더라고요. 나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저 상황에 처했다면, 끝까지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하고요.

👥 생존자의 선택과  에이미부터 라스 박사까지 MBTI

에이미 (애런 존슨) – ISTP
감정보다 이성, 이상보다 현실을 중시하는 에이미는 위기 상황에서 탁월한 판단력으로 돋보이는 캐릭터예요. 감염자들과 마주치는 순간에도 당황하거나 동요하지 않고, 빠르게 판단하고 실천하는 모습에서 ‘현실주의적 생존자’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리나 (조디 코머) – INFJ
극도의 트라우마 속에서도 공동체를 위한 결단을 내리는 인물입니다. INFJ 답게 깊은 감정과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때론 타인의 고통을 자신보다 더 무겁게 여깁니다. 그녀의 존재는 영화 전체의 감정선, 그리고 ‘기억’이라는 주제를 상징하는 중요한 축이 됩니다.

라스 박사 (랄프 파인즈) – ENTJ
결과 중심적 사고, 강한 추진력, 계획을 위한 냉철한 선택. ENTJ의 모든 특성이 녹아든 이 캐릭터는 한때 바이러스 통제의 핵심이었지만, 그 오만함이 또 다른 재앙을 불러옵니다. "우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야"라는 그의 말은, 허망하게 무너지는 신념의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 시간은 결국 독이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강하게 다가온 단어는 '기억'이에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아픔도, 교훈도, 실수도 잊어버리죠. 하지만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진심으로 기억하고 있는가?" "기억 없이 반복하는 삶에 희망이 있을까?"

"시간은 결국 독이었다"라는 대사는 그냥 지나가는 대사일 수도 있었는데… 저는 그 순간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못 했어요. 그 말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와도 맞닿아 있죠. 팬데믹이 끝나고도 마스크를 벗자마자 경각심을 잃어버리는 우리, 지구 온난화를 알고도 행동하지 않는 우리.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배운 걸까요?

<28년 후>는 그 질문을 조용히, 하지만 강렬하게 던집니다. 생존이 목표였던 이전 시리즈와 달리, 이번 작품은 생존 이후의 태도와 책임에 집중하고 있어요.

✍ "우리가 잊었을 뿐이야" – 마지막 한 마디가 남긴 것

<28년 후> 를 본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이상하게 한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요. 바로 영화의 마지막. 폐허가 된 연구소에서 에이미가 조용히 말하죠.

“그들은 변한 게 아니야. 우리가 잊었을 뿐이야.”

그 대사는 정말 숨 막히듯 와닿았어요. 처음엔 단순히 영화 속 감염자들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보면 볼수록 그게 아니더라고요. 이 말은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말처럼 느껴졌어요.

살다 보면 세상이 갑자기 무섭게 바뀌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정말 갑작스러운 변화였을까요? 어쩌면 예전부터 존재해왔던 위험을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일부러 잊고 살아온 건 아닐까요. 에이미의 한 마디는 그런 망각을 정확하게 찌르고 있었어요.

<28년 후>는 겉으로 보기엔 좀비, 바이러스, 생존 같은 자극적인 요소들이 가득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훨씬 더 묵직하고 깊었어요. 인간이 얼마나 쉽게 기억을 잃고, 또 얼마나 자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를 아주 날카롭게 보여주는 작품이었죠.

이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뉴스에서 봤던 어떤 사건이 떠올랐어요. 그때는 모두가 충격받고 분노했지만, 몇 달이 지나고 나니 다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잊어버리더라고요. 에이미의 그 말처럼요. "우리가 잊었을 뿐이야."

결국 이 영화는 우리에게 조용히 묻고 있어요.
“당신이 외면하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요?”

<28년 후>는 단순한 스릴이나 공포, 액션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영화예요. 그것은 인간의 기억, 책임, 그리고 반복되는 실수에 대한 성찰이자 경고입니다. 단 한 장면, 단 한 대사로도 관객의 마음을 뒤흔드는 힘. 이 영화는 끝까지 묻고 있었어요.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억하며, 또 무엇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를요.

28년 후 리뷰|시간은 결국 독이 되었다| 당신은 무엇을 외면하고 있나요?